조회 수 18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산림녹지과]곶감의 본향 상주, 대한민국 최고 곶감만들기에 총력2(곶감 건조 모습).JPG

 

  감철이다. 농가마다 감을 따고 깎고 달아 곶감을 만드느라 바쁜 철이다. 상주에서 감철이면  미용실이나 식당도 비수기에 들어가고 심지어 병원조차 텅텅 빈다고들 한다. 다른 지역에서 들으면 정말일까 싶겠지만, 입원했던 사람들까지 나가서 일을 거들 정도로 심각한 인력난을 드러내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곶감 농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외국인들이 들어와 일손을 거들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2017년부터 농어업 지역에 90일 기한으로 외국인을 단기 고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이다. 지자체에서 수요를 조사해 신청을 하면 한 농가에 4명까지 배정해준다. 이 제도를 통해 2018년 올 한해 한국으로 들어온 단기 외국인 인력은 약 6600명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에 감 깎으러 상주에 들어온 외국인이 3천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관광버스 10대가 들어오는 것을 봤다는 분도 있다. 아는 곶감 농가에 물어보았다. “우리 집에도 어째 어째 들어왔어. 열댓 명 들어와서 일을 하는데 아주 잘하네. 인건비도 그렇고 일도 잘하고. 동네마다 다 들어왔어.” 라고 말하신다. 어떤 집은 인력난이 해소되어 감박피기를 더 사고 건조장도 더 만들어 곶감생산량을 늘였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단기로 들어와 일을 해주니 농가사정만 나아진 게 아니다. 그동안 정에 이끌려 또는 바쁜 이웃을 외면할 수 없어 마지못해 감철마다 일을 거들던 사람들은 한시름 덜었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계절노동자의 유입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마음이다. 어째 저째 들어온 그 경로가 불법이라는 것을 다들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손 부족을 해결하고 생산단가를 낮추려는 농가의 자연스러운 의도가 불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손을 덜어주는 이렇다할 정책이 없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니 농가로서는 궁여지책으로 외국인 단기 고용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는데 거기에 맞는 법제도가 미처 마련되지 못하는 지체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 인력을 활용해 곶감생산을 늘이고 나면 판로가 걱정이다. 수출을 해도 대농(곶감 업체라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위주로 될 것이고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한다. 소셜커머스 등에서 상주곶감이 원가밖에 안되는 낮은 가격으로 팔리는 경우도 많다. 시장 규모에 맞게 생산을 조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자체의 대응은 늦어도 한참 늦다. 특히 불법으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인력에 대해서는 무대응, 무정책이다. 공무원도 노동자로서 일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곶감 수출하랴 홍보하랴 바쁠 것이다. 그러나 웬만한 농가마다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계절노동자에 대해서는 급히 관심을 가지고 실태 파악과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할 일이다. 늑장을 부리다가는 곶감을 파는 데만 열성이고 곶감 생산과정이나 인권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먹거리는 영양덩어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쌀 한 톨이라도 그냥 흘려버리지 않았던 것은 그 한 톨의 쌀에 햇살과 바람과 새와 풀벌레의 드나듦이 있고, 무엇보다 농민의 애정과 노력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먹거리를 둘러싼 생산과정과 먹거리가 매개하는 사회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 소위 “개념있는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나는 상주의 곶감이 참 좋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 주시던 곶감을 잊히 못한다. 침을 삼키는 손녀를 위해 덜마른 곶감을 아낌없이 내어주시던 생각을 하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또 감말랭이며, 말린 감껍질, 이불 덮어서 삭힌 감도 참 맛있었다. 그런 곶감을 이제 외국인들까지 와서 만들어 주니 고맙다. 누가 만들어도 상주곶감은 달고 맛날 것 같다.

 

  다만 누군가의 피눈물로 만든 곶감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머나먼 타국에 와서 눈물어린 곶감을 만들게 두어서는 안되며, 곶감농가도 떳떳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할 것이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입장과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곶감의 공급과 수요를 잘 조절하고 관리할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럴 때 상주곶감은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이 모두 행복함을 느끼는 그런 먹거리로서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동이체후원.png

  1. 나와 다름에 폭력을 가하는 사회 - 고창근(소설가, 상주동학문학제위원장)

    올해에도 어김없이 퀴어축제에 일부 기독교단체 회원들이 몰려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축제를 방해하고 경찰관을 때리는 일이 벌어졌다. 그들은 여러 사회적 문제를 거론하며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핵심적인 이유는 동성애가 ...
    Date2018.12.10 Category고창근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2. 겨울맞이 단상 - 모동 정양마을 김 현

    “고독한 동굴을 너의 아비로 삼고, 정적을 너의 낙원으로 만들라“ 티베트의 성산 카일라스에 은거했던 밀라레파의 게송 한구절이다. 쐐기풀만 먹으며 굴속에 은거하여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득도한 밀라레파는 가객이자 부처로 칭송받는 성인이라...
    Date2018.12.04 Category김현 칼럼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3. 사업계획서와 방향 설정-다옳미래농업연구소장 김연희

    바야흐로 사업계획서의 전성시대다. 중앙 및 지방정부의 지원정책을 받고자 하는 농업경영체 및 창농을 희망하는 귀농인 등 농업분야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정책사업과 금융지원을 받기 위한 출발은 사업계획서로부터 시작된다. 정책사업들이 과거의 상의...
    Date2018.11.16 Category김연희 칼럼 Reply1 Votes2 file
    Read More
  4. 몰지각한 노인네들이라고요?-김혜련 노년칼럼

    왜 늙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몇 년 전 여름이었다. 시장의 속옷가게에 들렀다가 목격한 장면이다. 칠십 중반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들이 인견 원피스를 입어보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 같이 속에 올인원(브래지어, 웨이스트 니퍼, 거들이 함께 붙어 있...
    Date2018.11.12 Category김혜련 칼럼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5. 불법으로 들어온 반가운 손님, “외국인 계절노동자”-정숙정칼럼

    감철이다. 농가마다 감을 따고 깎고 달아 곶감을 만드느라 바쁜 철이다. 상주에서 감철이면 미용실이나 식당도 비수기에 들어가고 심지어 병원조차 텅텅 빈다고들 한다. 다른 지역에서 들으면 정말일까 싶겠지만, 입원했던 사람들까지 나가서 일을 거들 정도...
    Date2018.11.08 Category정숙정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6. 선출직 공무원의 높은 준법정신이 필요하다 - 고창근(소설가, 상주동학문학제위원장)

    논어 ‘안연’편에 보면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내용이 이렇다. 자공이 공자에게 국가 경영에 대해 물으니 공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꼽았다. 경제(足食), 군사(足兵), 그리고 백성들의 신뢰(民信之)였다. 자공...
    Date2018.11.06 Category고창근 칼럼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7. 답정너! 신활력 플러스 사업에 거는 기대 - 다옳미래농업연구소 김 연 희

    지역발전사업방식에 있어 새 정부는 내년부터 지역발전투자협약(계획계약) 이라는 다소 생소한 사업을 도입․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동안 지역개발사업 방식의 문제점으로 부처간 칸막이, 중앙정부 주도형 지원방식 등이 누차에 걸쳐 제기되...
    Date2018.10.25 Category김연희 칼럼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8. 동네 아이가 배고프다고 할 때 - 정숙정

    마을 놀이터에서 동네 오누이를 만났다. 여섯 살 누나는 영리하고 야무져보였다. 코를 줄줄 흘리는 동생을 데리고 나와 보살피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무척이나 상냥하게 대했다. 그런데 동생 애가 입고 있는 옷차림이 한 눈에 봐도 좀 이상했다. 다섯살이라는...
    Date2018.10.23 Category정숙정 Reply1 Votes1 file
    Read More
  9. 너는 특별하단다 2. You are mine - 이연주(그림책심리지도사)

    <그림책으로 소소하게 혹은 거창하게> 「너는 특별하단다2. You are mine」 (맥스 루카도 지음/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아기장수의 날개 옮김/고슴도치) 7살인 아이가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아빠 보물은 뭐야?” “당연히 우리 아들이...
    Date2018.10.15 Category이연주 칼럼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10. 화령장전투 전승기념행사에 대해 - 정숙정칼럼

    어느 군인이나 누군가의 귀한 자식임을 떠올리며...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에서 가을마다 ‘화령장전투 전승기념행사’라는 것을 거창하게 치루고 있다. 처음에 나는 옥상에서 뺄래를 널다가 청명한 가을 하늘을 가르는 군용 헬기 떼의 출현에 기겁을...
    Date2018.10.10 Category정숙정 Reply1 Votes1 file
    Read More
  11. 져야할 것이 져야, 익어야 할 것이 익는다 - 김혜련 노년칼럼

    이른 아침에 문득 햇살이 “아, 좋다!” 고 느껴지면 가을이 온 거다. 여름 내내 강렬하게 들이치던 동향의 햇살에 부드러움과 투명함이 깃들며, 한 발짝 물러선 햇살. “아, 좋다~”는 그 느낌 속에는 어떤 서늘함이 있다. 시간의 흐름, ...
    Date2018.10.08 Category김혜련 칼럼 Reply2 Votes1 file
    Read More
  12.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인가 - 고창근(소설가)

    “어떻게 사람을 함부로 죽이냐. 그게 인간백정이지 사람이냐!” 처음 소설을 배울 때의 일이었다. 습작생들이 소설을 써 제출하여 다 함께 합평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됐는데 첫 시간 소설을 미리 읽어본 선생님께서는 쯧쯧 혀를 차며 합평 이전에...
    Date2018.10.05 Category고창근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3. 너희들이 행복해야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단다

    한동안 지역아동센터에서 조리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대부분 고기를 좋아하고, 나물 같은 반찬을 싫어한다. 뭐 특별할 것 없는 대부분의 아이들 식성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의 편식이 보통 아이들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
    Date2018.10.01 Category박환순 칼럼 Reply0 Votes2 file
    Read More
  14. 돌봄농장과 사회적 농업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적 수요가 다변화하여 전통적인 농업생산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반면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산업과 연계하여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 포용을 위한 사회적농업 출현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경북도...
    Date2018.09.27 Category김연희 칼럼 Reply1 Votes2 file
    Read More
  15. 동학혁명 정신으로 통일을 - 고창근(소설가, 상주동학문학제위원장)

    먼저 다음 글을 읽어 보자 "이날 밤에 황간에 머무는 일본 육군 보병 소위 구와하라(桑原)씨는 나이 27세로 성실하고 신중하며 엄중하고 꼼꼼하며 두루 살펴 한 번 보았는데도 오랜 친구 같아서 함께 죽기를 다짐하였다." "일본장교들과 서로 작별하였다. 미야...
    Date2018.09.06 Category고창근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6. “평생 안하던 짓을 이제 하려니 그게 돼야 말이지요”

    얼마 전 친구 부부가 심각하게 다투는 자리에 민망하게도 함께 있게 되었다. 친구와 남편은 둘 다 맞벌이 부부로 살았다. 친구가 먼저 은퇴를 했고 남편은 얼마 전에 은퇴했다. 두 사람은 드물게 다정한 부부여서 여러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 그런데, 남편이 ...
    Date2018.09.04 Category김혜련 칼럼 Reply2 Votes2 file
    Read More
  17. 치국대도의 설계, 그 출발은 통합관광플렛폼

    이번 호는 농촌체험관광 단상의 마지막으로 상주통합관광플렛폼의 필요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상주에 ‘곶감’ 말고 다른 거 없어요? 어디 가 볼 만한 곳은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경북 상주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많은 이들로부터 듣게 되는...
    Date2018.08.29 Category김연희 칼럼 Reply1 Votes2 file
    Read More
  18. 그림책으로 소소하게 혹은 거창하게 / 레오 리오니 시리즈(3) 마지막

    「세상에서 가장 큰 집 The Biggest House in the World」 (레오 리오니 글·그림, 이명희 옮김, 도서출판 마루벌)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백화점 매장 거울에서 비춰본 내 모습이 꽤 괜찮아서, 게다가 지름신까지 강림하시어 옷을 샀는데 집에 와...
    Date2018.08.23 Category이연주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9. 농촌체험관광 단상 -② 6차산업도 맞춤시대, 창의적 융복합

    지난 호에 이어 농촌체험관광과 관련하여 6차산업화의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고자 한다. 농업의 ‘6차산업화’란 1차 농업생산을 기반하여 농산물 가공, 특산품 개발 등의 2차 산업화, 판매․ 음식․ 숙박․ 관광업 등 3차산업을 접목하여 부가가치를 향...
    Date2018.08.17 Category김연희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20. 농촌체험관광 단상 -① 체험은 콘텐츠다

    우리 농촌은 체험관광 천국이다. 봄철 새콤달콤 딸기체험을 시작으로 토마토따기, 감자․고구마케기, 옥수수따기, 사과따기, 밤줍기 등 주로 농산물 수확시기에 맞춰 진행되는 단순한 체험에서부터, 체험관이나 규모화된 시설을 갖춘 농촌체험 휴양마을에서는 ...
    Date2018.08.06 Category김연희 칼럼 Reply0 Votes3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