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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와 개헌......과잉진료

 

삼성연합신경외과 내과의원    우윤구

 

2018322일 청와대가 대통령개헌안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인간의 기본권과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 선거연령 18세로 인하, 국회의원국민소환제와 대통령4년연임제 등이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35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장애질병노령실업빈곤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적정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임신출산양육과 관련하여 국가의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게 살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질병을 예방하고 보건의료 제 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현행 헌법 제363항에는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이번 개헌안에는 건강하게 살 권리로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유엔사회권규약조문인 모든 사람은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에는 미치는 못하는 문구와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명시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습니다.

 

2018326일 개헌안을 발의한 이후 525일까지 국회 의결을 마쳐야 6.13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가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제왕적대통령제니 국회추천국무총리니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미래가 불투명하긴 하지만 기본권강화라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국민의 건강권 강화는 국가의 보건의료에 관한 의무의 강화와 다른 뜻이 아닐 것입니다.

 

어떻게든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 공공의료의 확대 등으로 귀결될 것이 자명한 때에 2018323투옥될 각오로 문재인케어를 막겠다, 의료를 멈춰서라고 의료를 살리겠다라고 문재인케어를 가장 선명하게 반대한 이가 제40대대한의사협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생존의 위기에 처한 의사들이 판을 뒤엎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거나 “4월 중 의료계 집단행동을 추진할 강한 계획을 갖고 있다는 당선소감이 아찔합니다.

 

아들 군대문제와 메르스사태 때 박원순 서울시장과 각을 세웠고, 공산주의자들과 맞서 싸우는 서북청년단과 대한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자유개척청년단조직운영했고, 백남기농민사망사건에서 경찰 물대포에 의한 사망이 아니다고 주장했으며 박근혜탄핵반대태극기집회 등을 주도했던 논란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과거 2014424일 의료기관개설자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 의료소비자로서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재판관 전원일치의견으로 기각되긴 했지만 모든 의료기관이 당연히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기관이 되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건강보험당연지정제 혹은 강제지정제)이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현행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사회주의적인(?) 제도라고 생각하는 의사들도 꽤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당시 헌법재판에서 의료소비자가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비급여의료행위를 선택할 수도 있으므로, 요양기관강제지정제가 의료인의 평등권과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문제인케어를 의사들이 반대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문제인케어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다른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적 공감대를 뒷배로 이제는 건강권강화라는 개헌안까지 발의된 상황에서 건강보험재정파탄과 의사의 생존권을 말하며 집단행동을 추진한다고 하면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로서의 최소한의 신뢰마저 저버리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제는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무상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북유럽국가와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을 의사들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마 미국처럼이야 되겠습니까?

 

 

과잉공급.jpg

 

 

과잉진료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의료서비스가 과하여 남음이 있다는 뜻입니다. 공급자 즉 의사가 검사나 치료를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소비자가 이용을 과하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원래는 의사의 자기 방어적 진료라는 의미에서 과잉진료라는 말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실수가 의료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혹시라도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더 많은 검사와 더 많은 치료를 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즉 과잉진료가 방어진료인 거지요. 예를 들어 몇 주간 지속되는 기침 때문에 내원한 환자에게 적절한 약만 처방하고 보냈는데, 다른 병원에서 폐암을 진단 받고는 처음 갔던 병원에서 폐암을 놓쳐서 조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결과가 나빠졌다고 소송을 통해 의사가 피해보상을 하게 됐다면(이거 실화입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과잉이용.jpg

 

 

한편 전체 비용의 20~30%만 자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민의료보험이라는 제3자가 부담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이 이미 가입하고 있는 의료실비보험에서 본인부담금은 물론 비급여비용까지 보장해준다고 하니 소비자, 즉 환자 입장에서 의료서비스의 이용을 자제할 이유가 전혀 없죠. 경미한 접촉사고 후 응급실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MRI 찍어 달라고 떼쓰는 일은 절대 드문 일이 아닙니다. 4천원, 5천원 수납한 걸 실비보험에 청구하려고 상세내역서 끊어 달라는 일은 하루에도 여러번 겪는 일입니다.

 

실비보험이 소비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지는 차치하고 실비보험이 있다고 하면 의사는 의사대로 환자는 환자대로 과잉진료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는 것일까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일까요?

 

이런 이유로 앞으로는 과잉진료의 문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선택 진료비가 없어진지 한 달 만에 기왕이면 큰 병원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듯 지방 환자들까지 서울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있던 가격장벽마저 없어지면 의료전달체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그야말로 건강보험재정이 파탄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신성의 영역이라 어려운 일이겠지만 의사는 물론 온 국민들도 나만 먼저, 돈만 먼저라는 생각을 점차 줄여 적정진료(적정공급, 적정이용)로 본래 공공재일 수밖에 없는 의료제도가 궁극적으로는 무상의료까지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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