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근 칼럼
2018.03.31 23:24

자신을 위해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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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해 살아야

 

고창근(소설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공자보다도 더 인기가 좋았던 인물이 두 명 있었는데 묵자와 양주였다. 당대의 사상은 이 두 사상으로 나뉘어 있을 정도였다.

묵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정도로 헌신하는 고통스런 행동을 피하지 않았다. 반면에 양주는 몸의 털 한 올을 뽑아서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묵자는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공리(공리사상)를 위했고 양주는 극단적인 이기적인 행동을 취했다. 한비자는 양주의 위아(爲我)사상을 경물중생(輕物重生)으로 이해했다. 물질이나 소유보다 생명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양주의 사상이 당시에 인기가 최고였음에도 현재 남아 있는 책은 없다. 양주사상은 왕들을 비롯해 지배자들에겐 독이었을 것이다. 지배자들은 개인보다 국가나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백성을 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의 지배층은 개인을 위하는 것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국가와 사회를 위하는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이기주의(利己主義)를 높게 평가한다. 타고난 본성으로서, 자연적인 현상으로서 이기적인 삶을 적극 지지한다. 자기를 위하는 행동이 왜 나쁜가. 밥을 먹는 것도 직장에 다니는 것도 친구를 만나는 것도 다 자기를 위하는 행동이다. 단지 이기적 행동이 비난을 받을 때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기를 침해했을 때이다. 양주는 이 세상 누구나 하늘로부터 똑같이 귀중한 생명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모든 사람들은 똑같이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했다. 당연히 타인의 몸도 귀중하니 자기 때문에 해를 입히면 안 된다고 했다. 전국이 전쟁으로 뒤덮힌 중국 춘추전국시대에서 왕이나 양반들이나 서민들의 몸이 똑같이 중요하다니 얼마나 혁명적인 주장인가.

 

언젠가 프랑스 파리에서 지하철 파업이 일어났을 때의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기자가 한 시민에게 이렇게 물었다.

불편하지 않습니까?”

불편합니다.”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지합니다. 그 사람들의 정당한 이익행동을 지지해야 나중에 나의 정당한 이익도 존중받으니까요.”

우리나라에 지하철 파업이 일어났을 때 언론에서는 시민들의 불편은 아랑곳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이기주의로 살지 말고 국가나 사회를 위해야 한다는 지배권력자들의 실상을 보자. 직원들 보수는 최대한 적게 주고 자신들은 수 억 수십 억씩 가져가는 게 재벌이다. 국민의 복지는 관심 없고 온갖 이권을 차지하는 게 지배권력자들이다. 그들은 이기주의자가 아니라 도둑이다. 그것도 큰도둑이다.

좋은 사회라면 사회나 국가를 위하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큰도둑이 없고 공평하게 대접받으며 살아가는 시회라면 누구나 그 사회를 위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큰도둑들이 설치는 세상에 누가 사회를 위할 것인가. 큰도둑들만 이익을 보는 사회인데.

 

진정한 이기주의는 타인의 이기를 존중해주는데 있다.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이기는 이기가 아니다. 결국은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신의 행동이 자신에게 이익인지 아닌지 모르고 사는 삶이다. 자신을 위한다고 하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진정으로 자신을 위하는 삶이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할 시대다. 요즘 선거철이라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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