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열 칼럼
2018.04.08 18:12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까요?

조회 수 6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까요?

 

김정열(상주시 여성농민회 교육부장)

 

농촌에서는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면 문고리 잡고 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봉강마을에서도 일철이 다가오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며 이 말을 하곤 합니다. 그만큼 일철이 다가오는 것이 겁이 난다는 이야기이지요. 몇 십년을 지어온 농사지만 해마다 농사철이 다가오는 것은 갈수록 두려워집니다.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지? 또 일은 어떨게 해 나갈지 ? 희망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이웃들에게 아무렇지도 않은척, 괜찮은척,무심한 척 “올해 뭘 좀 해 보지?” 물어 봅니다. 이웃인들 무슨 답이 있겠습니까만 그렇게 의논이라도 해 보면 조금이라도 희망이 생기는것 같아서요. 이거 해 볼까? 저거 해 볼까? 처음에는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농사꾼에게 농사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구나 미래의 꿈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자기가 영농교육에서 들었던 정보, 아는 사람한테 들었던 이야기, 지난 농사 경험, 이웃에서 돈 좀 벌었다던 농사 이야기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듭니다.

 

그러나 그것도 금방 김빠진 맥주처럼 이야기가 심드렁해지고 재미없어집니다. 이거 심자니 고라니나 멧돼지 등 들짐승 때문에 어렵고, 저거 하자니 생산비도 못 빼고 똥값으로 처분해야 할 것 같고, 어디 팔아준다는데가 있어서 해 보자니 손이 많이가 혼자 할 엄두는 안 나고 그렇다고 일꾼 구할 자신도 없고...마땅히 무엇을 심어야 할지 답은 안 나오고 가슴만 답답해집니다.

 

정부에서는 [쌀 생산조정제] 라고 하여 쌀을 재배하는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면적당 지원금을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 농사 안 짓는 일반 국민들도 농민들에게 말합니다. 쌀값 폭락이라고 말하지 말고 쌀농사 짓지 말라고요.

참...

마음이 아픈 이야기입니다. 평생 쌀농사만 지어온 농민들한테 쌀농사를 짓지 말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아픈 이야기인지 그들이 아는가 모르겠습니다. 평생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 하라는 이야기보다 더 모진 이야기입니다. 해마다 쌀이 나오는 논을 돌보고 손보고 어디 내 손이 하나 닿지 않은곳이 없는 논입니다. 가문 5~6월에는 아기같이 연약한 모가 마를까봐 밤새워 물을 대도 논으로 들어가는 물길만 보면 피곤한 줄 모르는 사람이 농부입니다. 농사지은 내 쌀로 밥을 해 자식들이 먹는걸보면 또 얼마나 뿌듯한데요. 그 농사를 치우라고 하니 착잡하지요. 그리고 논에 콩이나 팥을 심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장생산라인을 바꾸듯 그렇게 바꿀 수 있는게 아니지요. 나락은 물을 좋아하는 작물이고 콩이나 팥은 물을 싫어하는 작물이니 땅을 그렇게 바꾸어야합니다. 물을 빼고 마른 땅이 되게요. 그렇게 힘들게 바꾸어서 농사지은 콩팥은 또 돈이 될까요?

 

우리 국민의 주식이 쌀이니 쌀만큼은 자급해야 한다고, 미래 통일을 위해서 남북한 7천만 국민이 먹을 쌀농사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이제 하지도 않겠습니다. 정부 귀에는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릴테니까요.

 

아직 농민들이야 갈피를 잡고 있던 못 잡고 있던 봄바람이 붑니다. 땅이 부풀어 오릅니다. 다시 씨앗을 뿌려야 할 때입니다. 그 봄바람에 그 땅기운에 다시 손목에 힘이 갑니다. 씨를 뿌리기 위해 땅을 갈아엎을 용기가 납니다.돈이 되든 안 되든 팔 수 있던 없던 다시 올 농사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직 봄만이 농부의 가슴을 벌렁이게 합니다.

 

자동이체후원.png

  1.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산골아줌마의 스스로 배우는 즐거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불과 십 여 년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오싹한 기분이 든다. 갑작스레 팔에서 마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십 여분이 지나지 않아서 몸의 반쪽이 마비...
    Date2018.04.11 Category박환순 칼럼 Reply0 Votes2 file
    Read More
  2. 호주 뉴질랜드 연수 보고서 1

    호주 뉴질랜드 연수보고서 1 조원희 (전 상주시 농민회 회장) 이번에 다녀 온 나라는 세계 최고의 농업 경쟁력을 가진 호주와 뉴질랜드이다. 2017년 11월 20일 사전연수를 겸해 교육을 실시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 않은가? 우리와 조건이 다른 나라의 ...
    Date2018.04.11 Category농민회 호주 뉴질랜드 연수기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3. 밀려난 하얀 닭

    밀려난 하얀 닭 함석호 지난여름 해남집짓기를 완료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농사가 주업이 아니라 조그만 배밭의 배농사는 진작에 포기하고 배밭에 울타리를 둘러치고, 닭장을 만들어 놓았다. 그 닭장에 드디어 병아리를 입주시켰다. 동네와는 따로 떨어져 집을...
    Date2018.04.11 Category함석호 건축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4. No Image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까요?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까요? 김정열(상주시 여성농민회 교육부장) 농촌에서는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면 문고리 잡고 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봉강마을에서도 일철이 다가오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며 이 말을 하곤 합니다. 그만큼 ...
    Date2018.04.08 Category김정열 칼럼 Reply0 Votes2
    Read More
  5.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독서모임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쉽게 많이 접했던 이야기, 글이 짧고 그림이 많아서 읽기 쉽다고 생각했던 이야기. 바로 행복한 왕자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Date2018.04.02 Category백원초 Book소리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6. 봄을 지킬 사람에게

    박계해 갈색의 겨울마당에 ‘상주시 함창읍 중앙로 94번지에 봄이 도착했습니다’ 라고 첫 문자를 새긴 것은 영춘화였다. 영춘화가 몇 점 핀 다음에 봄눈이 내렸고 봄눈을 보려는 듯 남은 꽃망울들도 애취애취 재채기를 하듯 터져나왔다. 카페에 오...
    Date2018.04.02 Category박계해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7. 자신을 위해 살아야

    자신을 위해 살아야 고창근(소설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공자보다도 더 인기가 좋았던 인물이 두 명 있었는데 묵자와 양주였다. 당대의 사상은 이 두 사상으로 나뉘어 있을 정도였다. 묵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정도로 헌신하는 고통스런 행동...
    Date2018.03.31 Category고창근 칼럼 Reply1 Votes1 file
    Read More
  8. 문재인 케어와 개헌......과잉진료

    문재인 케어와 개헌......과잉진료 삼성연합신경외과 내과의원 우윤구 2018년 3월22일 청와대가 대통령개헌안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인간의 기본권과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 선거연령 18세로 인하, 국회의원국민소환제와 대통령4년연임제 ...
    Date2018.03.29 Category우윤구 Reply0 Votes2 file
    Read More
  9. 첫책 셀 번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첫책 셀 번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낌없이 주기만 하기 보다는 주고 또 받고 싶은 아이들"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드디어 가정독서모임이 시작, 책을 읽는 아이들은 신기하고 친구들과 논다는 생각에 그저 즐거웠을 수도 있지만, 준비하는 엄마는 마...
    Date2018.03.19 Category백원초 Book소리 Reply0 Votes2 file
    Read More
  10. 질구내 寓話 2

    질구내 寓話 2 황정철 - 나? 내 나이 말이라? - 검버섯은 성성해도 귀는 아직도 생생한께 그키나 크기 지낄 거는 아니고, 오랜만에 댓거리를 해주는 사람을 만나니 좋아서 추임새 넣은 거라 생각하믄 되겠구마는. 그렁께 내 나가 몇인가 묻는 기라, 시방? 달력...
    Date2018.03.19 Category황정철의 질구내 우화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1. No Image

    그런데 왜 통일 안 해요?

    그런데 왜 통일 안 해요? 성동초등학교 교사 김주영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해마다 유월이면 부르는 노래이다. 이삼년 전인가 보다. 6.15 계기수업 마무리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아이들과 함께 부른 적이 있다. 그날따라 아이...
    Date2018.03.19 Category김주영 칼럼 Reply0 Votes2
    Read More
  12. 쉴래를 통해 오히려 부모가 성장하는 유쾌한 기억

    쉴래를 통해 오히려 부모가 성장하는 유쾌한 기억 박 환 순 `쉴래`는 상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소년인생학교의 이름이다. 우리 집의 큰 아이가 작년 한 해 동안 쉴래를 다니게 되었다. 모든 학교가 그러하듯이 학부모들에게 학교라는 곳은 조금은 긴장되고 불...
    Date2018.03.19 Category박환순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3. 질구내 寓話 1

    [질구내 寓話 1] 황정철 옛날 옛날에, 그리 오래되진 않았어도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같이 아득한 옛날에. 냇가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그 물에는 송사리, 피라미, 미꾸라지, 소금쟁이, 꺽지, 퉁가리, 메기, 가재, 새우, 거머리 그리고 이름 모를 무수히 많은...
    Date2018.03.14 Category황정철의 질구내 우화 Reply0 Votes2 file
    Read More
  14. 인간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인간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이석민 병 없이 오래오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정말 좋을까?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여간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을 끊임없이 갈망하며 좇는 것만큼 힘들고 허망한 일도 없을 것...
    Date2018.03.12 Category이석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5. 시골 학교 아이들의 'Book소리'

    시골 학교 아이들의 Book소리 "백원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은 매주 친구들의 집으로 같은 책을 들고 모입니다." 모임의 시작은 아이들이 3학년을 막 맞은 2017년의 봄. 독서 모임을 준비하면서 질문지를 만들 예쁜 노트를 사서 함께 나누었습니다. 예쁜 문구용...
    Date2018.03.06 Category백원초 Book소리 Reply0 Votes3 file
    Read More
  16. 비트코인이 돈일까?

    김영철 돈이 뭔가 말하려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화폐라는 용어와 얼마나 다른지도 막연합니다. 사전에 보면 돈(money)은 교환의 매개체 혹은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보는 재물 따위라고 설명합니다. 화폐(currency)는 교환을 매개하는 ...
    Date2018.03.04 Category김영철 Reply0 Votes3 file
    Read More
  17. 축시 - 상주의 소리 경암 황숙

    祝 詩 상주의 소리 경암 황숙 노악의 뜨락 당간지주 王山이 살아 숨쉬는 터전 갑장산 마주하는 주산蛛山자락 웅비의 날개를 달고 다시 상산尙山의 표효 옹골찬 소리 이하늘 이땅 우리는 함께 한다 가장 높은자리에 귀하신 사람이 상주시민 입니다 옹차게 더 ...
    Date2018.03.02 Reply0 Votes3 file
    Read More
  18. 마을에 희망이 있다

    김현 해마다 아이들 첫돌 맞이 축하 인사로 내복을 구입해서 선물을 하게 된다. 어느 해인가는 한 해 동안 일곱 벌을 구입한 적도 있다. 올해도 작년 1월에 모동면에 처음 태어난 아가의 첫돌을 맞이해서 내복을 구입해야지 생각하다 보니 매년 이렇게 내복을 ...
    Date2018.03.02 Category김현 칼럼 Reply0 Votes3 file
    Read More
  19. ‘#me too’에 응답하라. 나 역시(me too) 가해자라고.

    정숙정 미투(‘#me too’, 성폭력 피해 경험 폭로와 공개 사과 요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성폭력 생존자들의 폭로가 불씨가 되고 공감과 분노가 거센 바람이 되어 일고 있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안태근을 시작으로 고은, 이윤택, 조...
    Date2018.03.01 Category정숙정 Reply0 Votes3 file
    Read More
  20. 우리는 모두 공범자이다

    고창근(소설가, 상주동학문학제 위원장) 요즘 각계각층으로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을 보면서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중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2001년에 만든 영화인데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된 <버스44>이다. 11분짜리 단편 영화인데 간단하...
    Date2018.03.01 Category고창근 칼럼 Reply0 Votes2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