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 호주 뉴질랜드 연수기
2018.04.11 11:15

호주 뉴질랜드 연수 보고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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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질랜드 연수보고서 1

 

조원희 (전 상주시 농민회 회장)

 

이번에 다녀 온 나라는 세계 최고의 농업 경쟁력을 가진 호주와 뉴질랜드이다. 20171120일 사전연수를 겸해 교육을 실시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 않은가? 우리와 조건이 다른 나라의 농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떠나기 전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사전연수의 강의는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의 박영범 대표가 맡아주셨다. 주머니 사정이 녹녹치 않은 농민들의 사정을 감안하여 강사료도 받지 않고 먼 길을 달려와 주셨다. 최근 유럽의 농정 변화와 뉴질랜드 농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위 마케팅보드인 제스프리에 대해 집중적인 강의가 이어졌다. 박영범 대표의 강의 후 호주 뉴질랜드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과 방문지에 대한 일반정보, 주의사항에 대한 점검을 마친 후 사전연수는 종료 되었다. 열두 명의 개성 강한 농민들이 떠나는 연수에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20171128일 인천공항에서 호주 시드니행 저녁 비행기에 올랐다. 좁고 답답한 비행기 안에서 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연수단에서 공동으로 구입한 정광훈의장님 평전을 읽기도 하고 기내서비스로 주어지는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쪽잠을 자기도 하지만 이내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저려 왔다. 1129일 오전 730(현지시간)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다. 시드니 공항은 생각보다 그리 크진 않았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화창하고 포근한 날씨가 반겨 준다. 가이드 미팅 후 첫번째 방문지인 파인즈패스트롤(THE PINE PASTORAL)로 향했다.

 

차로 세 시간을 달려 파인즈패스드롤에 도착하니 농장주인 로빈(Robyn Dove)할머니와 농장에서 고용되어 일하는 목부가 반겨 주었다. 우리 연수단을 위해 빵과 음료, 소시지등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우리 연수단은 두 끼를 기내식으로 해결한 상태라 다들 배가 고파 있었다. 간단하고 소박한 점심이었지만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농장 소개와 견학이 이어졌다. 74세인 로빈 할머니는 5대째 400ha의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400ha라는 어마어마한 농장의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지만, 눈앞에 펼쳐진 넓은 초지 외에 능선을 넘어서도 계속 로빈 할머니의 농장이란다. 넓은 초지에 검은 점처럼 듬성듬성 보이는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그곳에서 키우는 품종은 블랙 앵거스 종이었다. 호주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품종인데 등이 일자형으로 체장이 길고 키가 커서 육우로 좋다고 했다. 파인즈패스트롤에서는 유전적으로 우수한 종모우를 키우면서 철저하게 혈통관리를 한다고 했다. 그곳의 소들은 풀에서 태어나고 풀에서 자라고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축사에 가두는 것은 일손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대단위 초지를 여러 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한 구역 당 60마리씩 사육하는데 소 한 마리당 약 2에이커(2400) 정도의 면적을 차지했다. 한 구역에서 4주간 방목을 한 후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여 방목하는 방식이다. 초지에는 클로버와 라이그라스 등의 초종을 섞어서 파종하고 25cm이상 자랐을 때 소를 넣어주는데 이곳엔 강수량이 많지 않아 풀이 자라는 것이 더뎌서 넓은 초지가 필요하다. 소가 먹지 않는 종류의 풀을 제거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제초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농장에 네 개의 저수지를 만들어 초지에 물을 대 준다고 했다.

 

이곳의 소들은 생후 13개월이면 400kg 정도로 성장하는데 이때 출하하면 매수자(수출기업으로 추정됨)3개월을 더 비육(more grain이라는 표현으로 보아 곡물사료를 투입하여 사육하는 것으로 추정됨)한 후 도축한다고 했다. 호주에서 자라는 소 세마리 중 두마리는 수출되는데 주로 유럽과 일본, 우리나라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된다. 이름하여 호주청정육이 되는 것이다. 호주는 세계 3위의 소고기 수출국가다. 현재 사육중인 소는 2740만 두이며, 농업활동을 하는 전체 농가 58%가 육우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호주는 2014년 기준 소고기 총 수출량의 11%15만 톤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로빈 할머니는 자식들이 도시에 살면서 농사를 짓지 않으려 해서 임대를 줄 계획을 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보편적인 것이어서 농가는 줄고 규모화 기업화가 빠르게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초지의 중간 중간에는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서있어 소들에게 그늘을 제공했다. 호주는 자외선이 강하고 오존층이 파괴되어 피부암 발병률 세계1위의 국가다. 소들은 적당한 햇볕과 그늘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에 나무들을 남겨 놓았다. 로빈 할머니의 농장도 원래는 울창한 삼림지대였던 곳을 소를 키우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초지를 조성했다. 끝도 없이 펼쳐진 호주의 푸른 초원은 사실 나무들의 무덤인 것이다. 농경과 목축을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아마존의 원시림이 잘리고 불태워지고 있다. 목축이 아무리 환경 친화적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전 지구적으로 확장해 보면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우든 호주청정육이든 육식을 줄이는 것만이 전 지구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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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NE PASTORAL 농장주 ROBYN DOVE(), 74

주소 : Meryla Road, Moss Vale NSW 2577, Australia

전화 : +61 2 4868 3523 웹사이트 : www.thepinespastoral.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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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즈패스트롤의 소들이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다. 멀리 보이는 까만 점들은 특별 관리되고 있는 종모우들이다

 

파인즈패스트롤을 뒤로하고 다시 시드니로 돌아와 대형마트인 울워스(Woolworths)에 들렀다. 호주의 식품산업 동향을 보기 위해서다. 울워스는 과일, 채소, 육류, 생선 및 거의 모든 종류의 공산품을 판매하는 호주 최대의 소매유통 체인이다. 호주는 소고기와 양고기, 유제품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지만 과일과 채소의 가격은 생각만큼 싸지는 않았다.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울워스에서 판매되는 과일과 채소의 대부분 호주산이라는 거다. 사과나 복숭아는 물론이고 바나나, 망고, 포도 등도 모두 호주산만 팔고 있었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자국산만 판매하는 것이 울워스의 영업 방침이라고 했다.

 

우리가 들렀던 울워스 근처에는 한인마트가 있었다. 시드니에는 10~12만명 정도의 한인들이 사는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우리가 갔던 뉴잉턴(Newington)지역에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한인상점의 이름도 뉴잉턴마트였다. 동네 편의점 크기의 마트에 웬만한 한국 물건은 다 팔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농산물들도 일부 판매가 되고 있는데 참외와 청도 감말랭이가 눈에 띄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감말랭이는 가격이 비싸 거의 판매가 되지 않고 중국산 곶감은 조금씩 판매가 된다고 했다. 우리 상주에서도 호주로 배를 수출하고 있는데 이번 연수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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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워스에서 팔리는 과일과 채소, 육류는 거의 대부분 호주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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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잉턴의 한인마트, 한국 물건은 없는 게 없다. 한인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한국 참외, kg당 만원 정도의 가격

 

우리나라의 가락동시장과 재래시장을 혼합한 것 같은 시드니 마켓이 매주 토요일 열린다는데 일정상 돌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시드니 마켓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지고 와서 직접 판매를 하는데 소매와 도매가 함께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농산물 외에 수산물과 중고물품을 파는 벼룩시장도 열려 싱싱하고 다양한 농축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가격흥정도 가능해서 일주일치 장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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