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편집위원장
2018.04.26 16:01

작은 영화관 개관을 계기로 바라본 상주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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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에도 곧 영화관이 문을 연다. 영화를 즐기는 시민들에게는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원래 4월 개관 예정이었으나 소방시설 관련 보강공사로 5월 중 개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구 10만의 도시에 개봉영화관이 없어서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인근의 문경, 구미, 김천, 대구 등으로 나가서 보는 문화 떠돌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부담스러운 시민들은 상주 문화회관에서 1,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상영하는 철 지난 영화들을 보며 만족해야만 했다. 철 지난 영화를 보도록 지원하는데 상주시는 연간 14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왔다.

상주에도 과거에는 상주극장, 명보극장, 명성극장이라는 극장이 세 개나 있었다. 하지만 시설의 노후화, 이용객 감소로 인하여 90년대부터 2,000년대 말에 걸쳐서 차례로 폐관했다. 한 동안 영화관 하나 없이 문화 낙후도시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2011년 영화 글로브상영을 시작으로 문화회관에서 1,000원 짜리 영화를 상영하기 시작하면서 문화적 갈증을 작으나마 해소해 왔고, 지금까지 월 2회 철 지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전국의 작은 영화관은 총 39곳인데, 이 중 29곳이 사회적 협동조합(상주 포함)이다. 그런데 하필 작은 영화관을 시내 외곽 삼백농업농촌 테마공원에 유치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내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거나 새로 시내에 건축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으며, 상권이 전혀 없는 외곽 지역에 작은 영화관만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상주의 형편으로 봤을 때 청소년들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가능하다. 이런 의문들에 대한 시청 문화예술과의 답변의 요지는 이렇다.

시내 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하기 어려운 이유로 든 것은 주차문제였다. 현재의 문화회관 영화 상영 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주차가 어려워 대다수의 차량을 인근 도서관에 주차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개봉상영관으로 리모델링을 할 경우, 평일에도 상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주차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상주의 형편상 주차가 가능한 지역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어차피 시내에 있어도 읍면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꼭 시내에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붙였다. 뿐만 아니라 테마공원 옆에 조성하고 있는 경상감영 테마공원과 국민체육센터를 한 지역에 밀집시켜 시너지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목적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의 시도가 혹여 실패할 수도 있기에 3년간의 위탁운영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고, 혹시 영화관 사업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기존의 시설 중 활용이 가능한 조명, 음향, 가변무대 등은 그대로 두고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그 정도의 작은 배려보다는 사실 테마공원 조성 시 작은 영화관이든 문화회관이든 전체적인 문화적 공간 확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은 많은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이상 413일자 공익과 수익 두 마리 토끼 잡는 삼백 시네마’ - 29번째 작은 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 기사에서>

그 동안 다른 도시로 나가서 영화 보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이제 가까운 곳에 영화관이 생긴다고 하니까 정말 좋네요. 볼 수 있을 만큼 실컷 봐야겠어요.”

영화를 좋아하는 어떤 시민의 반응이다. 어쨌든 상주에도 영화관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박수를 보내는 반응들이 많다. 지난 청소년들의 설문조사에서도 문화적인 바탕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상감영 테마공원이나 국민체육센터와 밀집시키기 위한 거였다고 강변한다고 하더라도 추가비용을 들이면서 공연장을 영화관으로 개조하게 된 것에 대하여 작은 영화관에 대한 목마름에도 불구하고 흔쾌하게 박수를 보내지 않는 것은 상주 문화에 대한 전체적인 철학이나 의지에 대한 불신을 쉽게 거두어들일 수 없도록 해온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가장 연관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화회관은 또 다른 곳에 부지를 확보해 놓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당국자의 강변이 무색하다는 반응이다.

상주시의 이러한 체계적이지 못한 문화정책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은 그런 척박한 문화적 환경 가운데서도 줄기차게 문화적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학의 경우만 하더라도 20년이 넘었거나 20년 가까이 된 단체가 네 개(문인협회 상주지부, 상주 들문학회, 숲문학회, 느티나무 문학회)나 있어서 매년 결과물들을 책으로 발간하고 있고 근래 새로 생긴 문학관련 단체가 서너 개가 되는 것을 보면 상주의 문화적 토양은 비옥하다.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중소도시를 통틀어서 전례가 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적 인프라가 넉넉하게 마련된 인근 도시들을 들여다보면 한두 개의 문학 단체가 근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척박하기 그지없는 상주의 문화적 바탕 위에 이렇게 문학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음악이나 미술, 사진, 자연예술 등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의 숫자가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상주는 적어도 인적 자원 면에서는 가히 문화예술의 도시라 할만하다. 다만 그런 토양들에 향기로운 작물들이 풍요롭게 자랄 수 있도록 바탕을 만들어가야 할 행정당국의 철학과 기획력, 실천 의지가 허술함으로써 그런 비옥한 토양에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다고 아쉬워하는 시민들이 많다.

상주가 가꾸어갈 수 있는 문화적인 환경은 다른 곳에 비하여 넉넉한 편이었다. 먼저 자전거가 그렇고 곶감이 그러하다. 하지만 자전거는 이미 다른 많은 도시에서 선점해버리는 동안 상주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다니는 것은 마치 곡예를 하듯 위험하다. 곶감도 마찬가지다. 상주 곶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곶감을 통하여 상주에 오는 사람은 없다. 곶감을 파는 데만 골몰할 뿐, 곶감을 중심에 둔 문화가 없다.

상주시 당국의, 다양한 문화 활동을 갈망하는 시민들과 소통을 통한 체계적인 문화 정책이 상주시 문화 활동의 보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상훈 편집장 사진.jpg  이상훈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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